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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바뻐, 청소년들과의 바쁜 삶, 그래도 즐겁다

  • 김정훈 기자
  • 입력 2025.12.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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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쌤, 저 연극하는데 보러 오실래요?”


 


 지난 일일찻집 행사 전, 자신이 만든 비즈 열쇠고리를 주기 위해 밤에 들린 라온 부대표 청소년의 말이었다. 무슨 소린가 돌아보니, 연극 대본을 들고 싱긋 웃고 있었다. 뭐가 그리도 기쁜지 달그락에 모은 청소년들에게 조잘조잘 초대하느라 바쁘다.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청소년이기에 그 기세에 눌렸는지, ‘당연하지!’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날! 부대표 청소년의 초청이니 제법 옷에 힘을 쓴다. 집을 나서는데 비가 무지막지하게 쏟아진다. 이 비가 지나면.... 나무에 맺힌 가을은 제법 이별을 고하겠지... 뭔가 허한 감정이 빙빙 돈다. 그래도 이번 가을은 제법 그 향을 즐긴듯하다. 왜일까? 늘 가을은 그냥 바삐바삐 보냈던 것 같다. 이번 해는 그래도 심경에 빈자리라도 생긴 것인지... 뭐... 그건 그것대로, 오늘은 제법 일정이 빠듯할 듯하다.


 천천히 시간은 흘러 연극 시간이 다가온다. 보러 가기로 약속했던 모양의 또 다른 청소년이 달그락에 와있다. 그 청소년을 데리고 달그락을 나온다. 낮엔 그래도 가을 햇살이 남아 따스했지만, 어둠이 깔린 지금 제법 춥다. 월명산의 야트막한 능선을 타고 넘는 바닷바람이 이마를 강하게 밀어 넘긴다. 차에 오르고, 차를 달린다. 라이트가 어둠을 향해 손을 뻗어 휘적거린다. 공연 시작 시간을 조금 넘겨 차를 주차한다. 둘이서, “들어갔는데, 벌써 나왔다 들어갔으면 어째요.”하며 키득거린다. 잠시를 기다리고 공연장에 들어선다. 제법 사람들이 북적북적 모여 있다. 군산 지역의 축구 선수 채금석이라는 사람의 삶을 따라가며 조명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단순한 극 형식이 아닌, 뮤지컬 합창, 전통 부채춤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무용, 사이사이 역사적 사진이나 영상 활용 등 다양한 요소들이 섞여 흐른다. 관중 사이사이 무대에 오른 공연가들 가족이 있는지, 제법 수군수군하다. 이 분위기가 참 좋다. 마치 마당극 같은 분위기... 그 분위기에 올라 라온 부대표 청소년이 무대 위에 등장할 때마다 함께 간 청소년과 수군수군 떠든다. 분장을 해도, 한눈에 그 청소년을 알아볼 법하다. 공연 리허설 때 떨린다고 톡을 보낼 때와는 달리 제법 맡은 위치에서 잘 해낸다.


 1시간 30분 공연은 따뜻한 분위기에 마무리된다. 군산이라는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배경으로 엮어가는 극이었기에, 여기 모인 사람들에게 더욱 큰 의미로 다가갔지 않았을까 한다. 연극도 연극이지만, 사실 머릿속엔 부대표 청소년의 모습만이 남는다. 그 당당한 모습, 스스로 무엇을 해나가는 모습이 참으로 멋지다. 함께 간 청소년도 제법 극이 마음에 들었는지, ‘제법 연극이 퀄리티가 있네요. 이 정도일지는 몰랐어요.’하고 소감을 전한다. 극장 밖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오늘의 주인공들을 한 명 한 명 기다리고 있는 거겠지. 이내 오늘의 배우들이 각자의 지인들을 찾아 분주히 군중을 누빈다. 부대표 청소년을 마주한다. 가쿠란(일본식 옛 교복)을 입고 들뜬 부대표 청소년이 훤하게 웃는다. 멋진 공연이었다고, 고생했다고 전하니 누구보다 밝게 웃는다. 청소년들의 저 밝은 미소가 참으로 좋다. 거기엔 잡티가 없다. 자신을 상상 속의 무대 위 한 가운데 위치시키고, 늘 당당할 수 있는 그 모습. 그 모습이 찬연하다. 어떻게 저렇게 빛날 수 있을까? 그런 긍정적인 부분만 이어이어, 그들의 삶이 풍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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