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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모일까?

  • 정이한 기자
  • 입력 2026.06.0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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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에서 위원-자원활동가 연합 워크숍 현장

진심보다 수단이 더 먼저 보이는 시대다. 무엇을 좋아하는지보다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누구와 함께하고 싶은지보다 어디가 더 효율적인지가 우선된다. 먹고 살기 팍팍한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사람과 관계, 공동체는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는 끝내 사람을 떠나 살아갈 수 없다. 아무리 개인주의 시대라고 말해도, 결국 사람은 사람 사이에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혼자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순간에도 우리는 누군가의 노동과 돌봄, 관계 안에서 살아간다. 결국 사람은 연결될 때 안정감을 느끼고, 함께할 때 더 멀리 갈 수 있는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서 공동체는 거창한 이념 이전에 생존의 방식에 가깝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도 어쩌면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다시 서로를 믿어보려는 마음인지 모른다.

 

달그락은 사업으로만 묶인 공간이 아니다. 사람으로 이어진 공동체다. 청소년 조직을 중심으로 활동과 프로젝트가 펼쳐지고, 성인 조직은 그 주변에서 관계를 지지하고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간다. 누군가는 청소년 곁을 지키고, 누군가는 후원으로 힘을 보태고, 또 누군가는 자신의 시간과 경험을 나눈다. 그렇게 각자의 방식으로 연결되며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5월 12일 저녁에는 2026년 달그락·길위의청년학교·다꿈 위원-자원활동가 연합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30여 명의 위원, 이사, 자원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달그락의 방향과 활동을 함께 나누었다. 새롭게 함께하게 된 분들도 있어 달그락의 비전과 조직별 활동 소개를 진행했고, 이후에는 테이블별로 세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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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별 질문 나눔 결과를 공유하고 있다.

 

첫 번째 질문은 “나는 어떤 계기로 이 활동에 오게 되었나?”였다. 답변은 다양했다. “지인의 소개로”, “친구 추천으로”, “정건희 소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청소년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이유는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했다. 결국 사람을 보고 왔다는 것이었다. 내가 신뢰하는 사람이 하고 있는 활동, 좋은 사람이 진심으로 이야기하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함께하게 되었다는 답변이 많았다. 생각해보면 공동체는 거창한 구호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결국 한 사람의 태도와 신뢰, 관계에서 시작된다. 좋은 활동이 사람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좋은 활동을 지속하게 만든다. 그렇게 모인 마음들이 쌓여 지금의 달그락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두 번째 질문은 “지금 청소년과 지역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였다. 많은 사람들이 ‘연령을 넘어선 소통’과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공간’을 이야기했다. 단순히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넘어,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분위기와 다시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지금 청소년들은 끊임없이 평가받고 결과를 증명해야 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실수하면 뒤처질까 불안해하고, 경쟁 속에서 스스로를 끊임없이 비교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필요한 것은 성과만 요구하는 공간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존중받을 수 있는 경험이다. 청소년 자치는 그런 경험 속에서 성장한다. 누군가 대신 결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고민하고 부딪히고 실패해보는 과정 안에서 사람은 성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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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대화를 진행 중이다.

 

마지막 질문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그락과 함께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였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진로지원위원회 신입위원 영입’, ‘함께 이야기 나누기’, ‘지역사회 연결 확대’ 등 여러 제안이 이어졌다. 그런데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단어는 의외로 ‘광고’였다. 여기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 청소년을 위해 고민하고 움직이는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어른들이 있다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사실 변화는 거창한 곳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좋은 공동체 하나가 지역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 누군가가 청소년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다는 경험,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감각이 사람을 다시 살아가게 만든다. 그리고 그런 경험은 또 다른 사람을 공동체로 불러온다. 결국 사람이 모이는 이유는 단순하다. 더 나은 조건 때문이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있고 더 나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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