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 비응항 플로깅 활동 참여 르포

“버리는 것은 쉽지만, 줍는 것은 어렵다”
청소년들이 만들어가는 비응항의 변화
지난 5월 25일,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의 라온 자원봉사 자치기구에서는 지역 환경 보호를 위해 매달 진행하는 비응항 플로깅 활동을 진행했다. 플로깅(Plogging)은 스웨덴어로 ‘이삭 줍기’를 뜻하는 plocka upp와 영어 jogging의 합성어로, 걷거나 달리며 쓰레기를 줍는 환경보호 활동을 의미한다. 이날 활동에는 청소년기자단을 비롯해 메이크드림(수공예 자치기구), F5(미디어 자치기구) 등 여러 자치기구 청소년들이 함께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2시 30분경 비응항에 도착해 항만 구역과 내륙 구역으로 나누어 활동을 시작했다. 청소년 기자가 속한 팀은 내륙 주차장 구역을 맡았다. 쓰레기봉투와 집게 등 장비를 나누고 재활용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를 구분해 수거하기 시작했다.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쓰레기 더미가 발견됐다. 현장에는 커피컵과 플라스틱 용기, 목장갑, 스티로폼, 담배꽁초 등 생활 쓰레기부터 부피가 커서 쉽게 옮기기 어려운 폐기물까지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쓰레기 더미를 정리하던 중 인근 카페 사장님이 “원래 우리가 해야 할 일인데 수고가 많다”며 참가자들에게 아메리카노를 나눠주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이후에도 여러 곳에 방치된 쓰레기를 수거하며 준비해 간 봉투를 모두 채웠다. 특히 항구 특성상 어업 활동과 관련된 장갑, 그물, 노끈, 스티로폼 등이 많이 발견됐으며, 자전거 바퀴와 우산, 폐철판 등 출처를 알 수 없는 폐기물도 적지 않았다.

이날 활동을 통해 내륙 구역에서 6봉지, 항만 구역에서 2봉지 등 총 8봉지 분량의 쓰레기를 수거했으며, 수거한 쓰레기는 달그락으로 돌아와 모두 분리 처리했다.
활동에 참여한 청소년 기자는 현장을 둘러보며 주기적인 환경 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어민들이 꾸준히 관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적 관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구역에는 여전히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 비응항 플로깅에 참여한 소감이 무엇인가요?
정하람 청소년(라온 자원봉사 자치기구 대표)
“이번 플로깅까지 총 4번 참여했는데요. 꾸준히 활동해 온 구역의 쓰레기가 점점 줄어드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저희가 플로깅을 시작한 이유와 목표가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특히 주변 상인분께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인데 고맙다’고 말씀하시며 음료를 나눠주셨을 때 정말 의미 있는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재경 청소년(참여자)
“플로깅에 참여해 직접 쓰레기를 주워보니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김정훈 간사(담당 실무자)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보람이었습니다. 활동을 반복할수록 저희를 알아봐 주시는 지역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이번에는 커피를 나눠주신 분도 계셨고, 이전에는 무슨 활동인지 물어보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또 청소년들이 힘든 활동임에도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 쓰레기가 많았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터뷰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비응항의 특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정하람 청소년은 어업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외부 낚시객들이 남긴 쓰레기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허재경 청소년은 관광객과 어민들의 활동이 많은 지역 특성과 함께 담배꽁초, 장갑 등의 무단 투기를 언급했다. 김정훈 간사는 관광객과 낚시객이 많은 반면, 시내와 떨어진 지역 특성상 행정 관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정하람 청소년은 어민과 상인, 주민들이 함께 정기적인 환경 정화 활동에 참여하는 민간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비응항 일대에 쓰레기통을 추가 설치하는 행정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허재경 청소년은 시 차원의 정기적인 청소와 함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식 플로깅 프로그램 운영을 제안했다. 김정훈 간사는 무엇보다도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시민 의식이 중요하며, 외곽 지역이라도 지자체의 주기적인 관리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청소년들의 플로깅 활동 참여는 어떤 사회적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정하람 청소년은 플로깅 활동을 통해 청소년도 지역사회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주체라는 사실을 느꼈다고 말했다. 허재경 청소년은 환경 보호 의식 향상과 사회적 책임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김정훈 간사는 “성인은 인식을 바꾸기 쉽지 않지만 청소년은 경험을 통해 빠르게 변화한다”며 “버리는 것은 쉽지만 줍는 것은 어렵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하면 행동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활동을 지속할수록 깨끗해지는 지역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청소년들이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성취감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라온 자원봉사 자치기구는 7월에도 상시 플로깅 활동과 해변 플로깅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올해 말에는 지금까지 진행한 플로깅 활동 결과를 정리해 지역사회와 함께 공유하는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안지원 청소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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